베트남 대표 정보기술 기업 FPT의 창립 멤버이자 전 총괄대표를 지낸 응우옌 탄 남(Nguyễn Thành Nam)이 구속됐다. 현지 수사당국은 응우옌 탄 남을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에 반대하는 정보·자료·물품을 제작, 보관, 배포 또는 유포한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 수사에 들어갔다.
8일 베트남 주요 매체를 종합하면, 이번 사건은 응우옌 탄 남이 지난 4월 출간한 도서 ‘탄과 함께하는 이야기 – 새로운 빛에 관한 이야기(Chuyện với Thanh – Lời kể mới về ánh sáng)’에서 비롯됐다. 베트남 당국은 이 책에 베트남 혁명사, 당과 국가의 노선·정책을 왜곡하는 내용이 포함됐고, 호찌민(Hồ Chí Minh) 주석과 보응우옌지압(Võ Nguyên Giáp) 장군을 비롯한 여러 당과 국가 지도자를 모욕하는 표현이 담겼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하노이시 공안 보안수사기관은 응우옌 탄 남과 함께 관련 영상 콘텐츠 제작에 관여한 쩐 비엣 아인(Trần Việt Anh)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출판물 관련 행정 조치는 앞서 진행됐다. 베트남 출판·인쇄·유통국은 6월 2일 베트남작가협회출판사에 해당 도서의 발행을 일시 중단하고 내용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6월 4일에는 발행 중단과 시장 회수를 명령했다. 이후 베트남작가협회출판사는 원고 구성·편집·검토와 내용 표현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하고 독자들에게 사과했다.
6월 15일에는 행정처분도 내려졌다. 출판사는 벌금 1억 동(VND)을 부과받고, 2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미 인쇄된 도서 9,700부는 전량 회수·폐기 대상이 됐으며, 발행으로 얻은 부당 수익 4억2,300만 동 이상도 반환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수사 과정에서 응우옌 탄 남은 책의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노이시 공안 보안수사국은 응우옌 탄 남과 관련자들의 위반 행위를 추가로 규명하기 위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응우옌 탄 남은 남딘성 출신으로, FPT의 초기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FPT 소프트웨어 부문을 이끌었고, 2009년 4월부터 2011년 2월까지 FPT 그룹 총괄대표를 지냈다. 이후 FPT 대학교, 온라인 교육 플랫폼 퓨닉스(FUNiX) 등 교육 분야에서도 활동했다. 다만 FPT대학교는 최근 몇 년간 그가 학교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고, 해당 도서의 집필·검토·출판·발행 과정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FPT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기술 기업이다. 1988년 도이머이(Đổi Mới) 개혁 흐름 속에서 13명의 과학자가 자본도 자산도 없이 출발했으며, 1990년에는 정보기술을 핵심 사업으로 선택했다. 이후 소프트웨어 수출, 시스템 통합, 통신, 교육, 디지털 전환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베트남 IT 산업을 상징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FPT의 한국 사업은 이번 사안과 별개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FPT 소프트웨어 코리아는 한국의 IT 인력 부족과 디지털 전환 수요를 겨냥해 글로벌 개발센터(GDC), ERP·SAP, 자동차 소프트웨어, 금융, AI, 로우코드·노코드 등 IT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FPT 코리아는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뒤 자동차, 금융·보험, 제조 등 다양한 산업에서 60여 개 이상의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2024년 기준 한국 내 직원은 300명 이상, 베트남에서 한국 고객을 지원하는 엔지니어는 약 2,500명 규모다.
한편 이번 사건은 베트남 IT 산업을 대표하는 FPT의 역사적 인물이 국가안보 관련 혐의로 구속됐다는 점에서 현지에서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동시에 한국 시장에서는 FPT가 IT 아웃소싱과 디지털 전환 파트너로 입지를 넓히고 있어, 기업 이미지와 사업 확장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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