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가급적 국제중재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현지 변호사의 조언이 나왔다. 다만 중재에서 승소하더라도 실제 채권 회수와 강제집행 단계에서는 추가 리스크가 남아 있어, 계약 체결 전 상대방의 자산, 평판, 사업상 영향력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승호 차앤강 대표변호사는 법무법인 오킴스가 27일 개최한 ‘베트남 진출 전략 및 투자 실무 가이드’ 웨비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강 변호사는 베트남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현지 법원 소송보다 베트남국제중재센터(VIAC),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 대한상사중재원(KCAB) 등 중재기관을 활용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베트남 법원 절차의 투명성 등에 관한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강 변호사는 중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이 중재에서 승소 판정을 받더라도, 상대방의 재산이 베트남에 있는 경우 실제 채권을 회수하려면 결국 베트남 내 강제집행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강 변호사는 실제로 베트남에서 중재 승소 판정을 바탕으로 강제집행을 진행한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상당히 큰 금액이었고, 한국의 대기업이 베트남에서 중재에 승소한 뒤 강제집행을 진행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VIAC 등 중재 절차를 통해 판정을 받은 경우에는 일반 법원 소송과 달리 본안 판단을 다시 받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베트남 법무부 산하 강제집행기관에 직접 접수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도 절차의 투명성과 집행 실효성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고 강 변호사는 지적했다.
특히 외국계 기업이 베트남 국영기업이나 정부 관련 기관을 상대로 강제집행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강제집행 담당자가 사익을 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법률 절차만으로 모든 리스크를 통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에서 분쟁을 바라볼 때 단순히 계약서와 법률 조항만 볼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사업상 위치와 평판, 업계 내 영향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트남은 관계와 체면을 중시하는 비즈니스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계약 위반으로 금전적 손해뿐 아니라 업계 평판이나 사업상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 위반을 하지 않을 좋은 파트너와 거래처를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쟁이 발생한 뒤 법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상대방이 책임 있는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는 기업인지 판단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강제집행 절차의 한계도 언급됐다. 베트남에서는 강제집행을 접수하면 상대방에게 통지되며, 통상 2주가량의 기간이 주어진다는 설명이다. 이 기간 동안 상대방이 은행 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하거나 유동자산을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실제로 집행할 수 있는 대상은 단기간에 처분하기 어려운 부동산이나 고정자산 등에 한정될 수 있다고 강 변호사는 말했다. 그는 “계좌 동결이나 유동자산 집행을 생각하더라도 2주면 돈을 다 인출할 수 있다”며 “결국 집행할 수 있는 것은 부동산처럼 2주 안에 처분하기 어려운 자산밖에 남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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