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넷제로·CBAM
- 넷제로(Net Zero)
-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유럽연합(EU)이 도입한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는 EU 역외에서 생산된 제품에 EU 내 탄소 비용과 동일한 부담을 부과함으로써 ‘탄소 누출(carbon leakage)’을 방지하는 제도다. 초기 적용 대상은 전력, 철강, 시멘트, 비료, 알루미늄, 수소 등 탄소 집약도가 높은 품목으로, 직접배출을 중심으로 하되 특정 조건에서는 간접배출도 포함된다.
CBAM은 2023년 4월 공식 발효됐으며, 같은 해 10월부터 전환 기간에 들어갔다. 전환 기간 동안에는 분기별 배출량 보고와 측정 의무가 적용된다.
2026년 1월부터 전환 기간이 종료되면서 CBAM 인증서 구매 등 재정적 의무가 본격화된다. 이후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돼 2034년에는 EU 배출권거래제(ETS) 적용 부문 전체를 포괄할 예정이다. 2036년 이후에는 EU 역외 생산자도 전면적인 CBAM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현재 EU 내 생산자는 ETS에 따라 배출권을 구매하되, 일부 무상 할당을 받고 있다. 역외 생산자는 전환 기간 동안 추가 비용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수입자가 CBAM 인증서를 구매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EU 내·외 생산자 모두 탄소 비용을 부담하게 되며, 탄소 집약도가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로 전환된다.

베트남 수출 영향
CBAM이 베트남의 철강, 시멘트, 비료, 알루미늄 등 일부 품목의 EU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도 시행에 따라 가격 상승이 발생할 경우, 해당 품목의 EU 내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관련 산업의 대(對)EU 수출액은 최대 1억 달러 규모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철강과 알루미늄이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앞으로 간접 배출과 추가 산업으로 CBAM 범위가 확대될 경우, 베트남–EU 자유무역협정(EVFTA)의 실질적 효과가 일부 약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CBAM은 베트남 제조업체에 배출 감축과 공정 개선을 요구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설비 교체, 친환경 원료 확보, 배출 데이터 관리 역량 부족은 기업에게 부담을 지울 수 있다. 특히 중소 제조업체의 경우 CBAM과 EU 환경 기준을 둘러싼 이해가 부족해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회 요인과 정책적 의미
CBAM은 베트남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가속화하는 외부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EU 기준에 부합하는 ETS를 조기에 구축할 경우, CBAM 적용에서 일부 예외를 인정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재생에너지 투자, 에너지 효율 개선, 저탄소 기술 도입을 촉진하는 유인이 될 수 있다.
실제 베트남 정부는 기후 대응의 일환으로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첫 탄소거래 플랫폼이 출범했으며, 2025년까지 시범 운영을 거쳐 2028년 정식 거래소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트남은 연간 최대 5,700만 톤 규모의 탄소배출권을 국제 시장에 공급할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CBAM이 단기적으로는 베트남 수출기업에 비용 부담과 제도 적응 과제를 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구조의 탈탄소 전환과 경쟁력 재정립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CBAM 대응이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에너지 정책·산업 정책·탄소 시장 구축을 포함한 국가 차원의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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