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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 대비하는 베트남

베트남이 고령사회?

언뜻 들으면 어색한 조합처럼 들릴 수 있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베트남 정부가 12월 23일 발표한 『베트남 인구 전망 2024–2074』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인구는 앞으로도 수십 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가 속도는 점차 둔화될 전망이다.

베트남 인구는 2024년부터 2074년까지 50년 동안, 출산 시나리오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 시나리오는 1억 390만 명, 중간 출산 시나리오는 1억 1420만 명, 고출산 시나리오는 1억 1,850만 명으로 각각 전망된다. 이와 함께 출생 성비 불균형 문제는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앞으로 인구의 성별 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생산연령인구(15~64세) 두 명이 부양인구(15세 미만 또는 65세 이상) 한 명을 돌보는 ‘인구 보너스 기간’은 머지않아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시점은 2036년쯤으로 전망된다. 2019년 예측에서는 인구 보너스 기간의 종료 시점이 2039년이었지만, 이번 전망에서는 3년 앞당겨졌다.

이는 베트남 사회가 고령사회, 나아가 초고령사회로 전환되는 분기점에 진입하고 있음을 뜻한다. 아동과 생산연령 인구 비중이 축소되는 반면, 고령인구는 빠르게 증가하는 구조로 전환되는 것이다.

정부, ‘실버 사회’ 대비 독려

이에 베트남 정부는 다시 한번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인 정책과 실행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총리는 지침을 통해 국가노인위원회와 각 부·처·지방자치단체가 노인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여러 분야에서 중요하고 비교적 종합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면서도, 노인 정책에 여전히 여러 한계와 문제가 존재하고 현실과 실제 요구에 충분히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인구 고령화가 예측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노인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종합적이고 전면적인 해결책이 미흡하다고 짚었다. 특히 노인 요양시설, 주간 돌봄 센터, 지역 커뮤니티 공간, 가정 기반 지원 서비스가 부족하고, 품질과 접근성도 낮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기업과 투자자가 토지·자원·인센티브 정책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이 부재하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보건부부터 건설부, 과학기술부, 외교부, 산업무역부, 농업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민족·종교부에 이르기까지 범부처가 나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인구 고령화 대응 정책을 동시에 효과적으로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실버 경제’ 기반 조성

인구 고령화는, 특히 준비되지 않은 국가 전반에 ‘악재’로 작용한다. 사회적 비용이 치솟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베트남도 이에 대비하기 위한 방편으로 ‘실버 경제’ 개념을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노인 자원을 경제·사회 발전에 활용하는 방향으로 정책 목표를 확장한 것이다. 이는 단지 복지정책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잠재력을 활용하는 구조적 전환을 꾀한다는 의미다.

노인 요양시설, 주간 케어 센터, 커뮤니티 케어 프로그램, 건강·웰니스 서비스 등의 공공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이들 시설이나 서비스 공급이 부족하고 품질 또한 낮아 민간 부문의 참여 여지가 크다.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 든 한국의 많은 전문 기업은 그동안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치매 케어, 재활 프로그램, 스마트 모니터링 등 고령층 대상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정보기술 기반 원격진료 분야에서는 스마트 케어 솔루션 등으로 고령층 건강관리 수요에 부응할 길이 있어 보인다.

저임금 생산 체제와 ‘헤어질 준비’

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베트남에서 ‘저임금’에 기댄 생산 체제는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스마트 공장이 하나둘 늘고, 제조 현장에는 사람보다 ‘피지컬 인공지능’이 더 많아지는 모습도 더는 먼 미래의 일로만 보이지 않는다.

내년 1월부터 베트남 노동자의 최저임금은 또 큰 폭으로 오른다. 내후년에는 상승이 멈출까? 베트남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세를 감안하면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베트남의 변화에 한 발 앞서지 못하더라도, 보폭조차 맞추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성주
Founding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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