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그동안 공들여 온 베트남 시장에서 발을 빼는 듯한 모양새다.
SK그룹은 최근 베트남 최대 민간 기업인 빈그룹의 보유 지분을 매각하며, 베트남 시장에서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현지 투자법인 ‘SK 인베스트먼트 비나 Ⅱ’를 통해 보유하던 빈그룹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SK그룹은 지난 1월 보유 지분 중 일부를 매각한 바 있다. 이번 매각 대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초 투자 자금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빈그룹은 베트남에서 부동산 개발, 유통, 호텔, 스마트폰, 자동차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SK그룹은 2019년 5월 빈그룹 지주회사 지분을 10억 달러(1조1800억 원)에 매입했다.
SK그룹은 빈그룹과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을 모색해 왔으나, 결과적으로 성과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이번 빈그룹 지분 매각은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 사업을 철수하는 마무리 수순으로 해석된다.
SK그룹은 2018년 매입한 마산그룹 지분 9.5% 중 지난해 11월 일부를 매각했다. 마산그룹 산하 유통 전문 자회사 윈커머스의 지분도 정리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동안 “베트남은 단순한 투자처가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의 핵심 사업 거점”이라고 강조해 왔지만, 최근 일련의 지분 매각은 베트남의 전략적 유효성이 약화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베트남은 미국으로부터 20%의 상호 관세를 부과받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15%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강력한 견제로 ‘차이나플러스 원’의 수혜를 누려 온 베트남의 전략적 가치가 퇴색하고 경쟁력을 빠르게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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