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엣비즈코리아

베트남 제조 현장, 사람보다 ‘로봇’을 구하라

올해 첫 베트남 방문은 베트남 산업을 가장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제조 현장을 둘러보는 일로 정했다.

1월의 마지막 날, 하노이에서 노트북을 열었다. 지난 24일부터 시작한 북부 지역 탐방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인 하노이로 돌아온 순간이다.

앞서 예고했듯 비엣비즈코리아는 ‘베트남 로케이션’을 주제로 한 매거진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특정 테마를 정해 산업단지, 기성공장, 물류창고 등을 탐방하는 현장형 프로그램도 정기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전문가들과 디벨로퍼들이 함께하는 베트남 현지 세미나도 정례화할 방침이다.

앞으로의 주요 테마는 FTZ, 삼성 생태계 재배치, K-컨슈머

이번 베트남 북부 지역 방문은 ‘테마 투어 루트 탐방’ 겸 ‘테마 점검’이 주된 목적이었다. 다만 일주일 남짓한 시간에 주요 지역을 둘러봤기에 주마간산(走馬看山)식일 수밖에 없다.

코스는 이랬다. 하노이, 타이응우옌, 박장, 박닌, 하이퐁 ,그리고 다시 하노이.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베트남 내 최대 투자 기업인 삼성이 있는 타이응우옌으로 방향을 잡았다. 삼성의 2차·3차 협력사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포진해 있어 출발점으로 삼기에 최적지라고 판단했다.

다음 이동지 역시 삼성 생태계가 주를 이루는 박장과 박닌이었다. 이곳에 와서는 베트남 제조 ‘현장이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공장 외벽의 ‘구인 광고’는 현재의 인력난을 그대로 투영하는 방증이었고, 다가오는 베트남 최대 명절 ‘뗏(Tet)’을 앞두고 미리 이탈 인력을 감안한 포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까지 미쳤다. ‘뗏’은 베트남 내 한국 기업들이 어쩌면 ‘공포’로 느낄 정도로 인력 이탈의 분기점이 된다는 얘기를 숱하게 들어온 바 있다.

이번 방문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입한 곳은 하이퐁이었다. 시간 문제일 뿐, 많은 한국 제조 기업들은- 특히 내수에 의존하지 않는 수출 중심의 기업이라면- 궁극적으로 목적지로 하이퐁을 후보지 테이블에 올리는 일이 잦아질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자유무역지대’ 하이퐁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하이퐁 역시 인력 확보는 당면 과제로 보였다. 대표적으로 LG는 현재 1,000명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공장 외벽에 큼지막하게 내걸었다.

현재 북부 지역 산단에 입주한 한국 기업이 겪는 인력 문제, 그리고 임금 상승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더욱 심화됐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에서 물밀 듯 내려오는 기업들은 많게는 1,000명 단위의 인력을 한꺼번에 구하는 일이 드물지 않아, 해당 지역 기존 공장의 인력 이동을 부추기고 인건비 상승을 촉발하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박닌이나 하이퐁의 한국 기업들에게는 인력 이탈 방지와 신규 인력 확보가 가장 큰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람이냐, 로봇이냐

최근 현대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자, 노조가 공장 내 로봇의 도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면서 화제가 됐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굴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는 없다’며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내 산업 현장에서 로봇이 빠르게 확산할 수 있을지는 ‘기술’이 아닌 ‘노사 이해관계’에 달린 문제로 보인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많고, 그래서 ‘혁신’이 좌초된 일도 적지 않다.

베트남을 어떨까. 베트남 제조 현장이야말로, 휴머노이드 로봇, 다기능 로봇이 ‘저항 없이’ 입성해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최적지 아닐까?

이미 하이퐁 빈패스트(VinFast) 공장에서는 수많은 로봇이 지금 이 순간에도 쉼 없이 움직이고 있다. 반면 같은 하이퐁에 있는 LG는 세탁기와 냉장고 생산 라인에 필요한 1,000명을 모집하고 있다. 입사 보너스 300만 동(약 16만8000원)을 내걸고서.

이성주
Founding Editor

비엣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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