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동기 대비 8.23%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이후 거둔 성과로,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 여부가 주목된다.
일본 닛세이기초연구소(NLI Research Institute)는 7일자 「경제·금융 플래시」 보고서에서 베트남의 3분기 실질 GDP 성장은 제조업과 건설업이 크게 이바지했다고 분석했다.
제조업은 전년 동기 대비 9.98% 증가(직전 분기 10.34% 증가), 건설업은 7.94% 증가(직전 분기 8.11% 증가)로 성장세를 주도했다. 광업은 7.78% 증가(직전 분기 2.57% 감소), 전력·가스업은 10.01% 증가(직전 분기 3.62% 증가)하며 상승 흐름을 보였다. GDP의 약 4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은 전년 동기 대비 8.56% 증가(직전 분기 9.06% 증가)로 다소 완화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부동산업은 5.24%, 농림어업은 3.74% 증가하며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베트남 경제와 미국 관세
베트남 경제는 2025년 하반기 대(對)베트남 관세 정책 강화 우려에도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7.64%를 기록했고, 추가 관세 시행 이후인 3분기에도 고성장을 이어갔다. 이번 3분기 성장률은 2분기(4~6월)의 8.19%보다 소폭 상승했다.
대(對)미국 수출은 추가 관세가 시행된 7월에 일시적 정점을 찍었으나, 8~9월에는 상반기 수준의 견조한 수요를 유지했다. 동남아시아와 대(對)중국 수출 물량이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8.2%의 높은 수출 증가를 기록했다. 전자기기·스마트폰 관련 수출 호조와 대만 기업의 생산 확대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내수도 견조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전년 동기 대비 8.56% 증가)의 성장을 뒷받침한 요인은 안정된 노동시장과 임금 상승이다. 이에 따라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0%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바운드 관광 역시 회복세가 뚜렷해져 3분기 외국인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8% 늘었다.
종합하면, 7~9월 GDP 통계는 미국의 추가 관세 이후에도 영향이 제한적이었음을 보여주며, 내수가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으로 확인됐다.
스마트폰에 관세 적용되면 큰 타격 불가피
앞으로도 관세 영향은 점차 완화되고 내수 중심의 고성장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추가 관세의 영향으로 인해 섬유·의류·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의 대미 수출 둔화가 계속되고 있어 노동시장에 부정적 파급이 나타날 수 있다.
현시점에서 스마트폰과 전자부품은 보조금 관련 품목을 제외하고는 추가 관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한국·대만·미국 기업의 생산 거점이 베트남에 유지되고 있어 대미 수출 감소 폭은 현재로서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반면 앞으로 미국의 추가 관세가 전자제품과 스마트폰 분야로 확대될지 여부는 최대 리스크 요인이다. 해당 품목이 실제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경우 수출 급감과 함께 베트남 주력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본 제일생명경제연구소도 7일자 보고서에서 베트남 경제는 내수와 수출의 균형 성장, 안정적 물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바탕으로 2025년 하반기에도 강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동향에 따라 베트남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미·중 무역관계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수출 중심의 베트남 경제가 받는 충격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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