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대 명절 ‘뗏(Tết)’ 연휴가 다가왔다. 올해는 14일(토)부터 22일(일)까지다. 공식 휴무일은 5일이지만 주말을 포함하면 최대 9일을 쉰다. 음력으로 따지면 12월 27일부터 1월 6일까지다.
뗏은 가족과 함께하는 전통에 따라 도시에 나와 있는 현지인들은 너나없이 고향으로 향한다. 우리나라와 설날 모습과 큰 틀에서 비슷하지만, 베트남에서 뗏의 중요성은 더 두드러진다.
경제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뗏을 앞두고 쇼핑과 선물 구매가 급증하면서 소비 시장은 활기를 띠고, 긴 연휴 덕분에 외식과 문화 수요도 덩달아 증가한다.
반면 생산이나 물류 등 산업 현장에서는 비상이 걸릴 정도다. 공장 가동률은 현격히 떨어지고, 물류 업무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공공 업무 역시 뗏 연휴에는 사실상 정지 상태에 가깝다.
산업 현장의 우려는 해마다 반복
베트남에서 여러 사업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한 기업 대표는 ‘뗏’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몸값을 상향 조정하는 시기’라고 전한다. 현재 다니는 직장에 미련이 크게 없다면, 뗏 직전 상여금을 챙긴 후 복귀하지 않는 경우가 첫 번째다. 다른 패턴은 뗏 상여금은 물론 남아 있는 연차나 근속 조건 등을 충족하고 떠나는 경우다.
조직에 애정이 있는 편이라면, ‘현재 다른 곳에서 제안을 받아 어느 정도의 임금 상승을 보장받았는데, 이 정도 급여를 올려줄 수 있느냐’고 협상에 나서는 사례도 적잖다는 전언이다.
뗏 연휴는 고향에서 자연스럽게 정보를 나누는 친구나 선후배를 통해 임금 정보가 세밀하게 공유되면서 직장 이전이라는 결정이 이뤄지는 기간이기도 한 셈이다.
중국 기업의 ‘인력 빼가기’
지난 1월 한국 전자부품 제조 기업이 대거 몰려 있는 이른바 ‘삼성 생태계’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타이응우옌·박장·박닌을 방문했을 때에도 다가올 ‘포스트 뗏’을 대비하려는 현지 기업들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었다. 특히 꿰보(Que Vo) 산업단지에서는 공장 외벽에 내걸린 ‘인력 모집’ 안내문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특히 1,000명 단위로 모집하는 곳이 아닌, ‘100명 단위,’ ‘수시 모집,’ ‘즉시 채용’ 같은 문구는 뗏 전후로 발생하는 인력 이탈에 대응하기 위한 수습책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최근 유독 심해진 인력 이탈은 중국 기업의 진출을 꼽는다. 특히 이들 중국 공장은 양과 질 모두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금을 올려 대규모 충원을 진행하는 동시에, 여러 조건을 내걸고 라인의 핵심 인력이나 숙련자 등 핵심 포지션을 빼가면서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대개 장기 근속에 따른 혜택을 강화하면서 직원 이탈을 방어하고 있지만, 북부 제조 공장 밀집 지역은 특성상 반복되는 ‘인력 전쟁’에서 헤어나기 쉽지 않다.
리스크 해소를 위한 근본적 해법 모색해야
그렇기 때문에 특히 북부 지역 삼성 생태계에 속한 한국 기업들은 지금부터라도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안으로, 새로운 차원의 ‘리로케이션’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실을 감안해 전면적인 이전보다는 ‘분리’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아무쪼록 이번 뗏 연휴가 베트남 직원뿐 아니라, 이들과 함께 산업을 일구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풍성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이성주
Founding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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