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관광 도시 다낭이 최근 행정체제 개편을 계기로 ‘뉴 다낭(New Da Nang)’으로 거듭났다.
2025년 7월 국회 결의에 따라 기존 다낭과 꽝남(Quảng Nam)이 통합되어, 새로운 광역 ‘다낭시’가 공식 출범했다. 통합 후 다낭의 면적은 약 1만 1860제곱킬로미터(㎢), 인구 약 306만 명 규모로 재편됐다.
커진 외형, 새로운 다낭 홍보 강화
관광 인프라의 외형도 커졌다. ‘뉴 다낭’은 2024년 말 기준 2,256개 숙박시설, 6만 5024실로 집계된다.
관광지의 중요한 척도 가운데 하나인 숙박시설 수에서 ‘뉴 다낭’은 수도 하노이와 경제 중심지 호찌민에 뒤지지만, 객실 수에서는 호찌민을 근소하게 앞서고 하노이를 바짝 추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5성급 호텔 수는 이전에도 하노이와 호찌민을 앞섰지만, 꽝남이 더해지면서 그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뉴 다낭’ 체제에서 시는 해외 시장을 향한 관광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유럽 주요 도시에서 집중적으로 홍보했으며, 하반기에는 대규모 관광 프로모션을 펼칠 예정이다. 다낭은 ‘뉴 다낭’ 체제에서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 지혜를 모으고 있다. 최근 다낭에서 열린 접객과 관광을 주제로 한 전문 콘퍼런스인 ‘호렉펙스 베트남 2025’ 행사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국가 차원의 지원도 뒤따른다. 다낭은 정부 차원에서 베트남 내 유일하게 글로벌 관광 홍보를 위한 예산이 책정된 곳이기도 하다.
지속 가능한 관광, ‘그린 전환’ 대두
세계 유수의 관광지와 마찬가지로 다낭에서도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대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은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환경을 해치는 일회용품을 아무런 경각심 없이 곳곳에서 이용하며, 그 양 또한 상당한 규모로 추정된다. 대기오염을 줄이는 방편으로 전기자동차 이용을 독려하기 위한 이벤트도 열리긴 하지만 아직은 보여주기에 그치는 수준이다.
넘쳐나는 음식물쓰레기 또한 골칫거리다. 제대로 된 집계조차 없지만, 현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형 리조트나 호텔에서는 100~200kg, 소형 호텔에서는 20~120kg의 음식물쓰레기가 매일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쇼핑과 상권: ‘해적판 난무’
‘관광 명소 다낭’을 훼손하는 또 다른 주범은 ‘해적판’의 온상이라는 오명이다. 다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가장 즐겨 찾는 쇼핑 명소는 다름 아닌 ‘한시장’이다.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 로고를 단 제품이 매우 낮은 가격에 판매되며, 이는 일종의 ‘암묵적인 상업 관행’처럼 자리 잡았다.
한시장에는 워낙 많은 매장이 밀집해 있어 사전에 ‘몇 호 매장에는 어떤 물건이 더 저렴하다’는 정보가 유통되기도 한다. 최근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공유되는 아이템 중 하나는 ‘크록스(Crocs)’ 브랜드 신발이다. 모래사장을 거닐 때 특히 유용한 형태여서 관광객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물론, ‘짝퉁’이다.
베트남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25일 또 다른 베트남의 대표적인 관광지 나짱(Nha Trang)에서는 정부가 한 매장에서 크록스(Crocs) 상표를 위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수천 켤레의 샌들을 적발했다. 당국이 다낭의 한시장을 찾았다면, 그보다 10배, 아니 100배 이상이 나왔을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다른 명품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졌을 것이다.
다낭시 당국 역시 올해 들어 한시장을 비롯한 주요 거리에서 수천 건의 위조 상품을 적발하며 단속 의지를 보여 주었지만, 거기에 그치고 있다. 당국의 결단이 관광 상권 전체에 충격을 주겠지만, 동시에 소비자 보호와 베트남의 국제 신뢰 회복을 위한 긍정적 신호가 되는 출발점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디지털 전환 등 인프라 정비 시급
수년 만에 찾은 호이안과 다낭은 관광객에게 여러모로 불편하다. 특히 ‘현금 없는 사회’를 수년 전부터 강조해 온 베트남의 기조와 달리, 현장에서는 ‘현금 사회’에 가깝다는 점이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실제 베트남은 2030년 전자상거래에서 비현금 결제 80% 달성을 목표로 제도·인프라를 확충 중이다. 그러나 다낭의 현실은 사뭇 다르다.
정부 차원에서는 다낭을 ‘암호화폐 샌드박스’ 지역으로 삼을 수도 있다고 공언하는 상황인데, 현실에서는 구식의 카드 결제조차 쉽지 않다. 카드 결제가 지원되지 않거나, 3~5% 정도 수수료를 추가로 내야 하는 구조다.
오히려 ‘현금 권장’ 환경이다. 대표적으로는 승차 공유 시장에서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그랩을 밀어내고 있는 ‘인드라이브’가 있다.
도약 위한 기회 많아
이렇듯 ‘뉴 다낭’에는 여러 측면에서 미흡한 점이 노출된다. 역설적으로, 그만큼 더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는 의미이다.
단조로운 관광 상품 구조의 질적 변화에서부터 디지털 전환, 그린 투어리즘 확산 등에 이르기까지 숨 가쁘게 변화, 발전하게 될 다낭의 도전을 기대한다.
이성주
Founding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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