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이 1조 달러(약 1450조 원)에 이르고, 오는 2035년에는 2조 달러(약 2900조 원)에 달할 것이다.”
아짓 마노차(Ajit Manocha) SEMI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세미콘 코리아 2026’ 행사 개막 연설에서 반도체 시장이 전례 없는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규정했다.

마노차 CEO는 이러한 성장과 동시에 ‘전례 없는 역풍’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기업, 한 국가, 한 명의 CEO가 해결할 수 없는 난제가 동시에 밀려오고 있다”며 산업 전반에서 협업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노차 CEO는 반도체 시장의 성장 전망과 관련해 현재의 통계가 팹리스 매출을 중심으로 집계된다고 언급했다. 즉, 애플·아마존·메타 등 빅테크(하이퍼스케일러)가 자체 설계하는 반도체 매출이 통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누락분’이 약 3000억 달러 규모로, 이를 포함하면 올해 1조 달러를 넘어 1조3000억 달러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노차 CEO는 반도체 시장의 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 혁명’을 꼽았다. 그는 “현재의 산업 역학과 AI의 파급을 감안하면 2035년 2조 달러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성장 자체보다 더 중요한 변수로 공급망의 회복탄력성과 관련한 구조적 리스크를 짚었다. 예를 들어 ▲인재 부족 ▲에너지 위기 ▲과불화화합물(PFAS) 이슈 ▲관세 등 복합적인 위기가 동시에 산업을 압박하고 있으며, 이는 단기간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 수년에 걸친 과제라고 진단했다.
AI의 기술 진화 속도와 관련해서도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마노차 CEO는 “AI가 ‘일반지능(AGI)’을 넘어 ‘초지능(superintelligence)’ 단계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라며, “대다수가 말하는 앞으로 15년이 아니라 5년 내 초지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가 의료·유전질환 등 삶의 영역 전반을 바꾸고 있고, 이제는 “거의 가정에서 AI를 이야기하는 시대”가 됐다고도 말했다. 이어 “양자(quantum) 혁명도 빠르게 성숙되고 있다”며 차세대 기술 변곡점이 연쇄적으로 다가올 가능성을 언급했다.

마노차 CEO는 ‘전례 없는 성장과 역풍’ 국면에서 SEMI는 ‘국가 간 정책 공조 플랫폼’인 SIPS(SEMI International Policy Summit) 선보였다고 소개했다.
SIPS는 가치관을 공유하는 국가들의 정책 결정자와 주요 기업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여,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너지·PFAS·관세 등 현안에서 진전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해법은 단발성 조치가 아니라 ‘장거리 경주’라고 말했다.

한편 마노차 CEO는 “한국은 반도체와 인접 산업의 파워하우스(powerhouse)”라고 평가했다. 반도체가 특정 산업이 아니라 “모든 산업의 중심”이 된 만큼 한국이 국제 협력 구조에서 맡는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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