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영사확인·영사합법화 업무를 일부 지방정부에 이양하기로 했다. 중앙의 권한 일부를 지역 거점으로 내려보내는 행정 재배치의 일환이다.
베트남 외교부는 최근 영사확인과 영사합법화 권한을 지방정부에 분산하는 시행규칙을 마련했다. 일부 지방에는 접수·반환 권한만 부여했지만, 일부 핵심 도시에는 전체 절차를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이퐁·다낭·껀터 등 세 도시는 영사확인과 영사합법화 절차 전체를 직접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다. 접수는 물론 심사와 인증까지 자체 수행하는 구조다. 사실상 베트남 정부가 지역별 ‘준 중앙급 행정 처리 허브’를 시험적으로 육성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부 제조·항만 중심지 하이퐁
하이퐁은 북부 베트남 최대 항만 도시이자 삼성·LG, 협력업체 공급망과 연결된 핵심 제조·물류 거점이다. 여기에 영사합법화 업무까지 자체 처리할 수 있게 되면, 북부 기업들의 행정 동선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 기존에는 해외 투자 관련 문서, 법인 서류, 위임장, 학력·경력 증명 등을 처리하려면 상당수가 하노이 외교부 영사국에 의존해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하이퐁 권역 내 처리 수요가 일부 흡수될 수 있다.
중부 대표 도시 다낭
다낭은 행정·관광 중심지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정보기술(IT)·반도체·첨단기술 분야 투자 유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조치로 다낭은 중부권 영사 행정의 핵심 축 역할을 맡게 된다. 후에·꽝찌·꽝남·응에안 등 중부 지역 기업과 외국인 거주자는 하노이나 호찌민까지 이동하지 않고도 관련 절차를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특히 다낭은 중앙정부가 ‘중부 경제 허브’로 육성하려는 도시로, 공항·항만·IT파크·관광 인프라에 이어 행정 기능까지 강화되는 모습이다.
메콩델타 관문 껀터
껀터는 메콩델타 최대 도시지만, 그동안 행정·외교 업무에서는 호찌민 의존도가 높았다.
그러나 이번 분권으로 껀터는 남서부 지역의 독립적 행정 처리 거점 역할을 일부 확보하게 됐다. 농식품·수산·콜드체인·내수 소비 시장 확대와 함께 외국계 기업 활동도 늘어나는 상황에서, 영사합법화 기능까지 갖추게 되는 것이다. 특히 메콩델타 지역에서 최근 물류·가공·수출기지 재편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껀터의 행정 기능 강화는 단순 민원 편의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진단이다.
민원 분산 넘어선 ‘지역 거점 전략’
이번 시행규칙에서 눈여겨볼 점은 모든 지방에 동일한 권한을 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동나이·꽝닌·라오까이 등 일부 지방은 접수와 결과 반환만 맡고, 실제 심사는 중앙 또는 호찌민시 외무국이 수행한다. 반면 하이퐁·다낭·껀터는 전 과정의 권한을 부여받는다.
즉 베트남 정부는 특정 핵심 도시를 권역별 행정 허브로 차등 육성하는 접근을 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외교부 영사국이 교육·데이터·감독 권한을 유지하고, 정기·수시 점검을 실시하도록 한 점도 주목된다. 지방 권한 확대와 동시에 중앙 통제도 유지하겠다는 의도다.
한국 기업으로서는 행정 동선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북부 제조기업은 하이퐁, 중부 투자기업은 다낭, 메콩델타 식품·물류 기업은 껀터를 중심으로 행정 처리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