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베트남에서의 투자 성패는 ‘속도’가 아닌 ‘실행’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림 디 창(Lim Dyi Chang) 싱가포르 UOB(United Overseas Bank) 베트남 상업금융 총괄은 21일 ‘베트남 거시경제와 투자 트렌드 2026’를 주제로 개최된 행사에서 베트남은 아세안(ASEAN) 지역 내에서 매력적인 성장 시장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지만, 2026년 투자 환경의 핵심 키워드는 더 이상 ‘진입’이 아니라 ‘실행’이라고 말했다.
아세안의 회복력… 베트남은 최상위 성장국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아세안 지역은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역내 전반의 초점은 ‘고속 성장’에서 ‘지속가능성과 회복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베트남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7.5%로, 아세안 주요국 중에서도 최상위권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출 회복, 제조업 기반 확대,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의 전략적 입지 강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지난해 베트남의 수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으며, 특히 4분기에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 관세 압박과 글로벌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견조하게 유지됐다는 점은 베트남의 공급망 회복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UOB는 “베트남은 더 이상 일시적인 중국 대체 생산지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서 구조적으로 고정된 핵심 노드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단순 이전이 아니라 리스크 분산과 운영 연속성을 중시하는 ‘아세안 복합 거점 전략’의 일환으로 베트남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투자 전략 변화… ‘이전’보다 ‘리스크 관리’
글로벌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글로벌 기업 임원의 50% 이상이 공급망 구조를 재편 중이며, 투자 판단의 우선순위는 비용 절감보다 리스크 관리와 사업 연속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베트남은 단독 거점이 아니라 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과 연계된 확장형 아세안 전략의 핵심 축으로 기능한다.
베트남의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77억 달러(약 40조70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가 견고하다는 방증이다.
다만 UOB는 “이제 투자 실패의 원인은 시장 진입이 아니라 실행 단계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법인 설립 이후 본격 가동까지의 지연, 예상보다 빠르게 발생하는 운전자본 부담, 환율·현금흐름 관리 수요의 조기 확대 등이 주요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26년 베트남 투자 키워드: ‘실행’
UOB는 2026년 베트남 투자 환경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으로 ‘실행 규율(Execution Discipline)’을 제시했다. 초기 투자 계획과 실제 운영 현실 사이의 간극을 얼마나 정교하게 관리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는 ▲법적 설립과 실질 운영 간의 시간차 관리 ▲성장 속도 대비 운전자본 구조 설계 ▲조기 단계에서의 현금흐름·환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림 디 창 총괄은 “베트남은 높은 성장성과 강한 회복력을 갖춘 시장”이라면서도 “2026년의 성공은 낙관이 아니라 정교한 실행 설계와 금융·운영 관리 역량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이 ‘진출을 고민하는 시장’에서 ‘운영 역량을 시험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제 베트남 투자는 더 많은 정보보다, 더 깊은 준비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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