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베트남을 대상으로 한 한국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는 7억 달러(약 9,743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9억8000만 달러(약 1조3640억 원)에 비해 29% 줄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2분기 전체 해외 직접투자액 감소 비율인 13.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기획재정부가 19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4~6월 해외 직접투자액은 총 141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163억4000만 달러)에 비해 21억 달러 이상 감소했다. 1분기(157억4000만 달러)에 비해서도 10.1% 줄었다.

국가별로는 미국(52억3000만 달러), 케이맨제도(15억3000만 달러), 룩셈부르크(12억8000만 달러), 베트남(7억 달러) 등이었다.
기재부는 해외 직접투자 감소 원인으로 ▲미국 관세 협상 장기화 ▲미국·유럽 등 주요국의 재정적자 확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고금리 지속 등을 꼽으며, 이로 인해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분석했다.

이런 분석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투자 축소는 예사롭지 않다.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36% 이상 급감했으며,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감소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2024년 3분기에는 10.6% 감소, 4분기에는 27.4% 감소를 각각 기록했다.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가 싱가포르 등으로 우회해 이뤄지는 사례도 적지 않지만, 최근 베트남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베트남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다른 국가들에 비해 유리한 결과를 얻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또 럼(Tô Lâm)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신정부 출범 이후 가장 먼저 한국을 찾은 이유도 한국 기업들의 투자 감소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한때 베트남 철수설이 나돌았던 삼성은 최근 베트남에서 높은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업체인 베트남리포트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삼성(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우옌 법인)은 베트남에서 이익을 가장 많이 거둔 기업 3위에 올랐다. 상위 10위에 오른 외국 기업은 삼성이 유일하다. 1위는 비엣텔 그룹, 2위는 베트남 석유가스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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