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찌민 동코이(Dong Khoi) 거리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비싼 리테일 상권 가운데 16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최근 발간한 글로벌 리테일 보고서 ‘세계 주요 거리(Main Streets Across The World)’에 따르면, 런던 뉴 본드 스트리트는 지난해 유럽 상권 최초로 글로벌 순위 1위를 차지한 밀라노의 비아 몬테나폴레오네(2,179달러/평방피트)와 뉴욕의 상징적 거리 어퍼 피프스 애비뉴(2,000달러/평방피트)를 제치고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런던 뉴 본드 스트리트의 연간 임대료는 지난 1년간 22% 상승해 평방피트당 2,231달러를 기록, 처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리테일 상권으로 선정됐다.

전 세계적으로 리테일 임대료는 평균 4.2% 상승했으며, 조사 대상 상권의 58%에서 임대료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주 지역은 남미 통화 효과에 힘입어 7.9%로 지역별 임대료 상승을 주도했으며, 유럽은 연간 4%의 안정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는 가운데 부다페스트와 런던이 부상했다.
아·태 지역은 임대료가 2.1% 오르는 데 그치며, 인도와 일본의 강한 성장세가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경제적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을 상쇄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5년 아·태 지역 리테일 임대료 상승률은 2024년 2.8%에서 2025년 2.1%로 소폭 둔화됐으나, 시장별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인도 주요 도시들이 지역 내 상승세를 주도했으며, 구르가온의 갤러리아 마켓은 25% 상승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어 뉴델리의 코넛 플레이스가 14%, 뭄바이의 켐프스 코너가 10% 상승했다. 일본 도쿄의 긴자와 오모테산도 또한 각각 10%와 13%의 임대료 상승률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을 이어간 반면, 홍콩 침사추이는 6% 하락해 평방피트당 연간 1515달러를 기록했다. 호주 시드니의 피트 스트리트 몰은 4% 상승해 평당피트당 795달러를 기록하며 수년간의 정체를 벗어나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소나 아가르왈(Sona Aggarwal)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아·태 지역 소매 판매 & 전략 총괄은 “베트남과 중화권 일부 지역은 지정학적·경제적 역풍으로 인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전반적으로 변화하는 소비자 습관과 높은 적응력을 갖춘 리테일러의 전략이 ‘피지탈(phygital)’ 경험의 혁신을 이끌며 역동적인 아태 지역이 장기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대표 상권 호찌민·하노이 나란히 하락세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의 두 핵심 도시, 호찌민시와 하노이는 모두 20위 내에 포함됐다. 두 도시 모두 전년 대비 임대료가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호찌민시는 중심 상권인 동코이가 아태 지역 전체 16위에 올랐다. 해당 상권의 연간 임대료는 제곱피트당 346달러(USD/sf/yr)으로 집계됐으며,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동코이는 럭셔리 브랜드와 글로벌 체인점이 밀집한 전통적인 핵심 상권이지만, 글로벌 리테일 기업들의 수익성 재점검, 온라인 소비 확대, 신규 상업시설 공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임대료가 조정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하노이는 쩐띠엔 & 항카이(Trang Tien & Hang Khay) 상권이 18위를 기록했다. 연간 임대료는 312달러로, 전년 대비 7% 하락해 호찌민시보다 하락 폭이 더 컸다. 관광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소비 패턴이 쇼핑몰·복합몰 중심으로 이동하고 일부 글로벌 브랜드가 매장 네트워크를 재편하면서 전통 도심 상권의 가격 부담이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베트남 내에서 가장 비싼 리테일 상권의 임대료 하락은 리테일 시장이 고성장 국면에서 조정기로 넘어가는 신호로 분석된다. 이는 신규 진출 브랜드에는 입점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고, 기존 임차인에게는 임대료 재협상 여지가 생긴다. 또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률·공실·테넌트 믹스 전략을 재점검해야 하는 시기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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