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자동차 시장이 올해 들어 기대와 달리 침체되면서 사업자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베트남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은 동남아 4위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판매국으로, 최근 경제 성장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는 시장이다.
21일 현대자동차그룹은 베트남자동차제조협회(Vietnam Automobile Manufacturer’s Association, VAMA)의 자료를 인용, 2023년 베트남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증가한 42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판매는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1월부터 5월 까지 베트남 내 자동차 판매는 총 11만 3,527대로 전년 동기 17만 6,680대와 비교해 35.7% 감소했다.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이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특히 자동차 대출 금리의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를 주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현대차는 말했다.
2022년 베트남에서는 직전년도 대비 33.0% 증가한 총 40만 4,635대의 자동차가 판매됐다. 이는 종전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던 2019년의 32만 1,811대를 넘어선 것이다. 전체 판매 중 승용차가 31만 6,941대로 78%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의 21만 4,385대와 비교해 증가한 수치로,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영향이 줄고 베트남 경제가 회복되면서 승용차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자동차 판매가 부진을 겪으면서 베트남자동차제조협회 등은 자동차 수요를 진작시키기 위해 정부에 베트남 내에서 생산된 자동차에 대해 등록세 50% 감면 등을 요청해 왔다고 현대차는 전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자동차 감소 수요를 타개하기 위해 등록세 50% 감면을 승인했으며, 해당 조치는 2023년 7월 1일부터 12월 말까지 시행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세계 각국 메이커 앞다퉈 진출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맞물려 베트남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2025년 연간 판매량이 5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현대차는 말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 자동차 메이커들의 투자와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BMW그룹은 지난해 12월 기존 BMW 차량 수입 및 판매사인 베트남 자동차 제조사 타코(Thaco)와 협력, BMW 차량을 현지에서 위탁 생산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포드는 2021년 7월 하이즈엉에 위치한 조립 공장에 대한 투자를 늘려 연간 생산량을 기존 1만 4,000대에서 4만대로 상향했다. 최근에는 KG모빌리티가 베트남 킴롱 모터스와 현지 조립·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2024년부터 티볼리 등의 현지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도 2022년 11월 닌빈에 생산 합작법인 HTMV 2공장을 준공하며, 베트남 내 생산능력을 연간 10만 7,000대 수준으로 늘렸다.
예열 시작한 전기차 시장
베트남 전기자동차 시장도 확대가 기대된다고 현대차는 말했다. 베트남 정부는 탄소중립국 달성을 목표로 2050년까지 베트남 내의 모든 차량을 전기차 또는 친환경 에너지 자동차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은 베트남자동차제조협회를 중심으로 2050년까지 전기차 100% 전환을 목표로 세웠다고 현대차는 전했다. 베트남 등록소(Vietnam Registry)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으로 베트남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등록 대수는 0.2% 수준에 불과하지만, 베트남 정부는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 2022년 3월부터 전기차 등록비 면제, 특별소비세 감면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자체 브랜드인 빈패스트(VinFast)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2022년 8월부터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현대차는 말했다. VF5, VF6, VF7, VF8, VF9 등 5개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 빈패스트는 3분기 초소형 전기차 VF3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포르쉐, 아우디, 벤츠 등도 베트남 시장에서 전기차를 판매할 예정이며, 볼보도 연내 베트남에 C40, XC40 등의 전기차를 출시할 것으로 보여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고 현대차는 말했다.
현대, 도요타와 1위 경쟁 치열
한편 베트남 시장 1위 탈환을 목표로 하는 현대차는 올해 5월까지 2만 2,903대를 판매하며 2만 1,547대를 판매한 도요타를 제치고 누적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아도 1만 3,951대를 판매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2017년 베트남 탄콩(Thanh Cong) 그룹과 베트남 닌빈성에 생산 합작법인 ‘HTMV(Hyundai Thanh Cong Vietnam auto Manufacturing corporation)’를 설립, 그랜드 i10, 아반떼, 투싼, 싼타페 등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HTMV 출범 2년 만인 2019년 7만 9,568대를 판매하며, 7만 9,328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도요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8만 1,368대, 7만 518대를 판매하며 3년 연속으로 베트남 시장 판매 1위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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